주식투자는 확실히 어려운 분야인 거 같고, 왠지 전문가의 영역이어서 일반인은 그냥 개미로 불리며 피해자로만 존재해야할 거 같은 예감이 듭니다. 하지만 이 책은 제목에 "퀀트"까지 넣었지만 생각보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재테크 책이라는 느낌이 듭니다.
먼저 개인적인 경험을 조금 풀어 보자면,
작년 초에 LG전자 주식을 조금 샀다가, 올해 초에 프리미엄가전 '시그니처'의 광고를 보고 LG전자의 주식을 6만원대에 추가 매입하면서 주식을 시작했습니다(얼마전 9만전자까지 갔었지요^^). 그 사이 108달러에서 180달러로 엄청 오른 미국 NVIDIA의 주식과 최근에는 SK하이닉스를 (실수로 현금의 3배를 잘못 주문^^)사서 두 달 치 월급을 버는 재미를 느껴보았습니다.
LG전자는 공통적으로 저평가되어 있다고 평가받으면서도, 약간 비인기 종목의 느낌에 등락이 잦은 편이고 공매도, 외국인의 영향과 기관의 영향이 번갈아가며 있어서 당초 길게 투자하지 못하게 자꾸 유혹을 하더군요. 그래서 몇번을 고점에 팔고 저점에 사기를 되풀이하면서 한편으로는 불안함이 가시지 않고 신경이 쓰였습니다.
개인적으로 믿음을 가질 수 있는 CEO를 가진 튼튼한 회사 위주로 보유한다고는 하지만, 주식 초보자라서 여러 가지 고민이 있는데 가장 근본적인 것은 주식시장이나 투자개념이 없다는 것이 마음에 걸렸습니다. 지금까지는 상승장이어서 눈 감고 투자해도 몇십퍼센트 수익이었지만 매번 이러지는 않을테니까요^^
사실 주식투자에 대해 들을 수 있는 이런 저런 이야기들이 있는데, 이것은 경마장에서 경마예상지를 보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저는 느껴져서 답답함이 있었습니다. 즉, 뭔가 자기만의 정보를 자랑하고 문자보내준다고 쓸데없는 글을 올리는 한심한 작자들, 어려운 용어들을 써가면서 어떻게 하라는 건지 모르겠는 투자 안내 등등... 왠지 불투명할 거 같은 선입견이 드는 국내 기업들에 대한 의심.
그래서 "인공투자가, 퀀트", "문병로 교수의 메트릭스튜디오" 등의 책을 읽으면서 퀀트가 뭔지, 켈리공식은 뭔지, PER은 뭔지 등등 지식도 넓히고 흥미를 가지던 중, SNEK(http://snek.ai)에 올라온 글에서 저자의 책이 나오는 것을 알고 구입해서 읽고 있는데 무언가 앞으로 투자의 방향을 잡아줄 거 같은 예감이 들어서 리뷰를 쓰고 있습니다.
1장 "저 PER 혁명 주도한 신진오"편에서는 주식의 위험성을 줄이면서 보수적으로 투자를 하는 방법과 은퇴자금의 계산 등 중년이라면 현실적으로 고민하는 내용 들에 대해 어렵지 않게 설명을 해주고 있습니다. 읽다보면 틀린 말이 없는데 "정말 이래도 이렇게 벌 수 있는 건가"싶을 정도로 간단한 투자 방법을 제시해 주고 있습니다. 정기예금 이자가 2%도 많다고 생각이 드는데 6~8%를 벌면서 위험 요소가 작다면, 달리 부동산 등에 투자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신세계를 열어주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2장에서는 분산투자에 대한 내용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역시나 위험성을 줄이는 이야기입니다. 이러한 순서로 배치한 것은 아마도 섣부르게 앞부분만 읽고 주식투자하다가 망하는 사람이 나오지 않도록 배려한 것은 아니까 추측을 해봅니다^^ 유대인의 포트폴리오(부동산, 사업, 여유자금)를 리츠(부동산투자), 주식, 현금(채권)에 분산 투자 했을 경우 시물레이션을 해보면 10%가 넘는 수익을 냈을 것이라 하니, 올해 광풍이 불었던 브라질국채의 8%보다도 더 낫단 말인가? ㅎㅎ 사실 우리 주식 시장 역사에서도 크게 망한 몇 번의 경험들을 갖고 있기 때문에 흘려들을 이야기는 아닌 것 같습니다.
3장에서는 재야의 고수라는 systrader79의 투자 전략을 다루고 있습니다. 저자의 책을 안 살거면 systrader79의 블로그 글을 정독하라고 하네요~ 어쨌든 변동성을 줄여서 손해를 최소화하다보면 이익이 남게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위험을 정말 싫어한다면 이 글에서 소개하는 “투자전략 8: 예금이자 2배 벌기”를 따라해봐도 좋을 듯합니다. 오르락 내리락 변동성이 어마어마 했던 주식을 대입해도 완만하게 이익을 본다니 정말 (직관적으로 생각하기 어려운) 신기할 따름입니다. 제시되는 전략들을 실행하기 위해 머리 싸매고 공부해야 하거나 수학에 약한 저같은 사람들은 포기? 그런 것이 아닌게 요즘엔 상품들이 워낙 다양해서 많아서 그러한 사례들까지 들어주는 친절함을 보여줍니다.
잠시 여담을 하자면, 물론 저처럼 LG전자의 팬, 인공지능테마로 NVIDIA와 Intel, 구글 주식을 보유하고 싶어하는 사람들보고 위와 같이 투자 하라면 재미없게 느낄 수도 있을 것 같은 생각도 듭니다. 하지만 큰 틀에서 이러한 지식을 바탕으로 본인의 취향과 연계 시킨다면 자신의 소중한 자산을 날리지 않을 것이란 생각도 듭니다. 또한, 부동산을 보유하지 않거나 못한 분들에게는 이 책의 방법 중 하나 정도는 도움이 되리라 예상됩니다.
4장에서는 듀얼모멘텀 전략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MDD라는 개념을 소개하는데 특정 기간 중에 최고점에서 최저점까지 낙폭이라 하며, 우리나라에서도 50%이상 폭락한 게 90년대 IMF외환위기, 닷컴버블, 미국 금융위기였다고 합니다. 앞으로도 또 있겠지요. 이럴 때 조차도 손해를 축소하는 전략이라고 합니다. 이 모든 것들을 간단하게 그래픽차트를 통해 증명해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전략들을 백테스트하는 방법도 4장에서 알려주고 있습니다(외국사이트).
5장부터는 보수적이던 4장까지와 달리 적극적인 투자 전략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그레이엄의 NCAV전략은 유동자산 - 총부채가 시가총액의 1.5배가 넘고 세후 이익이 있는 20~30개 주식을 매수하는 가치 투자 전략이라 하며, 워런 버핏도 한국에서 이 전략을 쓴 적이 있다고 합니다. 제 짧은 소견으로는 우리나라에서도 이제 퀀트 투자가 더 활성화되면 부동산에만 몰리던 자금도 유입되면서 전체적으로 주식 시장이 살아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6장에서는 한동안 풍미했던 “효율적 시장 가설”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며, “주가는 랜덤하게 움직이므로 아무도 미래 주가를 예측할 수 없다”라는 주장에 어긋나는 소형주와 저PBR 주식에 대한 투자에 대한 설명이 나옵니다. 시장은 물론 효율적이려고 하지만 늘 그런 것은 아니므로 이런 틈을 비집고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7장에 이르면 투자전략 23번째 - 파마 + LSV 콤보 전략 - 가 소개가 됩니다. 그 사이 이렇게 많은 투자전략을 알려주었군요.~ 계량투자라는 것의 다양성은 뭔가 탐구하는 성격의 사람에게 꽤 적합할 것 같습니다.
8장에서는 비계량투자에 대한 의견을 말한 후, 드디어 저자의 전략이 나옵니다. 여기까지 오는 사이에 필요한 용어들을 많이 설명해주었으므로 읽는데 부담이 없어지는 느낌이 듭니다(책 전체의 62% 지점). 시가총액 하위 20%를 대상으로 PBR, PCR, PER, PSR의 각 순위를 매긴 후 이 합이 큰 50개를 매수한다고 합니다. 연 1회 밸런싱이니 매일 매일 주식 확인에 드는 시간이 절약(?)되겠네요.~ 의심스러우면 백테스트하는 방법을 4장에서 배워서 직접 확인해보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이후 9장에서는 퀄리티 투자에 대한 소개와 함께 마르크스의 GP/A(매출총이익 / 총자산) 지표를 소개하고, 10장에서는 이름부터 남다른 마법공식과 "주식시장을 이기는 작은 책"을 다루며, 11장에서는 F-스코어를 소개하는데, 여담이지만 이쯤되니까 이거 딥러닝기법으로 이러한 요소를 새로 찾아내야 되는거 아닌가하는 생각마저 들게 됩니다. 어쨋든 11장에서 투자전략 30번째 저자의 슈퍼 퀄리티 전략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12장에서는 상대적 모멘텀 투자를, 13장에서는 "월가에서 통하는 전략"이라는 저서로 유명한 오쇼너시의 전략을, 14장에서는 계량투자의 끝판왕이라는 애스네스를, 15장에서는 독자들이 개발한 전략을, 16장에서는 계량투자를 위한 조언으로 맺고 있습니다.
특히 마지막 장에서는 이러한 비법을 공개해도 될까? 하는 답으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변화는 미국을 제외하고는 없었다는 논문 결과도 알려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앞서 소개한 전략들이 아무리 우수해도 침체되는 기간이 긴 경우도 있어서 많은 경우 투자를 유지하지 못한다는 이야기도 해주고 있습니다. 말 그대로 독자가 궁금해할 내용까지 모두 다루어주고 있네요~
모두 다 읽고 느낀 점은 계량투자는 어느날 갑자기 떠오른 "촉"에 의존해서 주식을 매입했던 저에게, 그리고 본의아니게 몇 개월 내에 사고 팔고를 반복한 사람들에게는 참 재미 없게 느껴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찌되었든 이 책 한 권이면 계량투자에 대한 환상도 벗기고 본인이 어떤 투자가가 될 지를 결정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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