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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무(無)계획 제주도 여행 7박8일 사진들

세밀한 계획을 세우지 않고 갔더니 서귀포에 갔다가 다시 제주시로 올라왔다가 다시 서귀포시로 가곤 했는데, 한라산에서 서귀포 쪽으로 가는 내리막 도로는 엔진브레이크를 계속 써야 해서 은근히 스트레스 받는 길이었습니다. 8일동안 600km를 주행했는데, 계획을 잘 세웠다면 400km이하로 주행이 가능했을 것 같네요. 

 

캠핑장소인 제천에서 목포 가는 길도 험난했습니다. 거의 한 시간을 국도를 운행해야 고속도로를 탈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청풍호( 충주호의 제천쪽 명칭)에서 실내기온 8도 상태로 1박을 한 후, 목포로 출발합니다.

 

왼쪽에 보이는 연안여객터미널은 아니고, 사진 찍는 위치의 국제여객터미널로 가야 됩니다. 차 선적은 오른편의 노란색 안내판 위치로 들어갑니다. 차를 싣고 내리는 사람은 남들보다 더 일찍 가야 합니다.
오전 9시 출발 퀸메리(2)호를 타고 목포 연안을 떠나는 모습입니다. 퀸제누비아보다 오래된 배지만 탑승 시 승무원 친절은 더 좋았습니다(꼰데가 되었나요???!!!).
다인침대 모습, 비용은 조금 더 내야 하지만 사생활을 지키며 편히 누워서 잘 수 있습니다. 퀸제누비아는 퀸메리호보다 다인침대이 좀 더 비싸고, 방은 조금 더 작아서 (사람이 더 적으니까) 좋은데 큰 차이점은 없는 편입니다.
퀸메리호의 화물칸 모습입니다. 추운 날씨에 먼저 내려가면 전기차가 아닌 다음에야 시동 안걸고 있기 힘들 수도 있으니 안내에 따라 천천히 내려가면 됩니다. 시동을 걸면 매연이 발생하여 작업하는 승무원들의 건강을 해치겠지요. 퀸제누비아호에서 지하2층으로 가는 길은 조금 더 복잡하고 헷갈리므로 일찍 가거나 차라리 남들보다 조금 늦게 가는 것도 줄 안서는 방법이 되겠습니다.
함덕해수욕장을 바라보는 모습, 아주 큰 커피샵이 있지만 사람이 많아서 가지 않았습니다.

 

제주도에 도착한 후 며칠 간 날씨는 계속 이 수준입니다^^ 함덕해수욕장의 모습입니다.

다음 날 한라산 영실코스 등반은 강한 상승기류로 인한 바람으로 인해 극기 훈련이 되었습니다. 영실 기암의 아름다운 모습은 1989년에 봤던 거로 만족하는 거로???

 

바람 소리가 무시무시합니다. 내려올 때까지 계속 불었지요. 제주시로 이동하여 시내에서 1박을 했습니다.

다음 날 한림공원에 들렀습니다. 15,000원으로 입장료가 오른 것 같은데 아기자기한 것이 돈 아깝지는 않았습니다. 그리고, 전날 영실코스에 가면서 뒷판이 깨진 V50S에 습기가 들어가서 사진이 며칠간 뿌옇게 나옵니다... 서귀포시에 가서 A/S를 받은 후부터는 깨끗하게 나오지요.
소소하지만 보여줄 건 대충 다 있는 민속촌도 있습니다. 지붕 위에 숨은 그림 찾기~~~
모양을 보니까 좀 전에 지붕 위로 날라갔던 친구는 아닌가 봅니다.

 

카메라 렌즈에 습기가 껴서 화질이 좀 별로지만... 제가 조류 보호 구역 안으로 들어간 것이 아니고, 저 친구가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중입니다^^ 왠지 아까 지붕위에 날아 오르던 애 아닌가 싶은...

날개 펼치는 것은 내가 대신 보여주마...
매화
수월봉 근처, 화산재의 퇴적과 풍화... 고산리유적안내센터에 들러서 구석기/신석기 문화도 살펴본 후 차귀도 포구(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한경면 고산리 3615-11)에 차를 댄 후 전기자전거를 꺼내 타고 한바퀴 돌아 보았습니다. 큰 바퀴를 가진 자토바이를 빌려 탄 젊은 친구들이 많았습니다.

 

왼쪽이 수월봉 방향, 오른쪽이 차귀도포구 방향입니다.

에어비앤비를 통해 예약한 숙소에서 바라본 강정항, 제주 도착 첫날 이후 다시 묵어 보았습니다. 올레길 7코스가 바닷가에 있습니다.
오래 전에 가서 기억이 가물가물한 섭지코지에도 가보았습니다.
일출봉에서는 연돈볼카츠만 구입한 후 올라가지는 않았습니다. 광치기해변 길 건너편에 넓은 무료 주차장 옆의 유채밭, 아직 덜 개화된 듯합니다.
올레길도 있고, 걸어가기도 좋고, 일출도 볼 수 있고, 차박도 한다고 하는 광치기 해변입니다.
광치기 해변에 들어가는 입구 중 하나. 초아는 아마 超我, 나를 뛰어 넘는다라는 뜻이겠지요? 저도 어느 사이 익숙했던 한자들이 낯설게 느껴지기 시작한 것을 보면 먼 훗날에는 현재의 베트남처럼 이게 중국한자에서 유래한 글자였는 지를 아예 잊는 날이 올 것 같습니다.
강한 바람이 불어 더 삭막한 성읍 민속마을을 갔다가 에어비앤비에서 가성비 숙소를 예약하고 한라산 방향(서쪽)을 바라본 사진입니다.
벌써 5번째 날입니다. LG V50S 뒤판 교체한 후에 정방폭포 가는 길에 바다 쪽을 찍어 보았습니다. 이제 뿌옇던 것이 없어진 거 같네요.

 

처음으로 날씨가 맑은 편인데 햇빛이 반사되어 예쁩니다.

천지연폭포도 들렀다가 서귀포해양도립공원의 새섬공원도 한바퀴 산책했습니다. 바람은 여전히 많이 불지만 좋았습니다.
며칠 전 주유소 아저씨의 추천으로 동네 맛집 "신선국수"에 가서 고기국수를 (기억나는 한)처음 먹었는데, 서귀포고기국수에서도 주문해 보았습니다. 신선국수보다 엽채류?가 조금 더 들어가고 (뭔지 불확실하지만)해물향도 첨가된 듯하여 더 맛있게 느껴졌습니다. 다만, 고기가 조금 얇아서 그 부분은 두툼하고 촉촉한 신선국수가 더 나았네요. 자매국수 등 더 유명한 곳엔 다음을 기약해야겠네요.
맛을 더해주던 서귀포고기국수집 창가 풍경입니다.
쇠소깍 옆 산책로도 좋았습니다. 이중섭미술관이 월요 휴무라서 허탕이었지만 보람찬 월요일 여행을 (일찍) 마쳤습니다. 숙소는 에어비앤비를 통해 제주푸른호텔을 예약했습니다. 혁신도시에 위치했는데 가성비에 마운틴뷰를 선택하면 전망도 괜찮고 옆에 식당은 별로 없지만 하노이식당의 분짜는 포장해서 먹었는데(월요일은 휴무였으므로 화요일에) 맛있더군요.
6일째 당초 한라산 성판악코스로 백록담에 도전하고자 했지만, 기상악화로 새벽5:30분에 문자 받은 후 예약 취소했습니다. 백두산 천지는 흐린 날씨에도 불구하고 잠시 개어서 잘 보고 왔었는데 역시 조상의 음덕이 필요하다는 백록담 면담?은 다음 기회로 미뤄야 했고, 대신 십여년 전부터 걷고 싶었던 올레길을 걷기로 했습니다. 올레길 7코스를 천지연폭포 근방 도로에서 시작했더니 두 세번이나 코스에서 벗어나서 추운데 카카오지도 앱 켜 놓고 맞춰보느라... 이 장소는 코스를 벗어나야 볼 수 있습니다^^ 올레길 7코스는 천지연의 서쪽에 있는데 이 천지연기정길은 동쪽에 있습니다.
걷다보면 뷰포인트를 알려주는데 천지연폭포와 한라산의 모습입니다.
우여곡절 끝에 바다 쪽 올레길을 가면 만날 수 있는 외돌개입니다. 올레길 7코스를 고지식하게 밟고 싶은 생각이 없다면 버스타고 외돌개로 오거나 외돌개휴게소에 차 세우고 이곳으로 점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듯합니다. 저는 시계방향으로 돌고 있는데 반시계로 도는 분들이 더 많은 느낌이...

 

짐벌이 없어서 흔들리지만 대충 이런 느낌으로 걷게 됩니다.

 

올레길에 대한 책이나 기사에서 가끔 볼 수 있는 염소를 따라간 썰(story) - 올레길 개척에 도움을 준 염소 - 이 있는 곳입니다.

 

화면 흔들림 주의... 끝 무렵에는 반시계방향으로 도는 올레꾼을 만나서 당황한 스마트폰의 시야도 있습니다^^

수봉로를 지나서 가다보면 벌써 3시간 걸어온 탓에 피곤하고 목이 마른 상태입니다. 이건 뒤돌아보고 찍은 사진입니다.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만난 듯 반가웠던 벙커하우스. 1.4만원의 위엄^^ 뱅쇼와 용암빵 둘 다 달아서 뱅쇼는 남겼지만 맛은 좋았습니다. 노란색은 계란일까요 치즈일까요? 물어보나 마나한 퀴즈지만...
침대형 소파에서 세상 편안하게 노닐던 분. 나중에는 누워서 (꽤 추웠을 텐데???) 노트북컴퓨터를 하더군요.
계속 해안을 따라 걸어갑니다.
가다보면 노지 유채밭도 만나고...
거친 바위길도 만나고... 지나온 곳을 찍었습니다.
썰물엔 연결된다는 서건도도 지나고...
첫날과 세째날에 묵었던 브리지스튜디오가 저 멀리 보이네요. 한라산 방면(북쪽)을 바라보는 모습입니다. 이제 2만5천보에 가까워지고 있어서 무릎이 걱정되기 시작합니다.
다행히 켄싱턴리조트 쪽으로 꺽어지면서 도로와 만나게 됩니다. 이 도로는 그래도 버스가 꽤 다니는 곳이라서 탈출이 용이한 편입니다. 서귀포 혁신도시쪽으로 가는 버스도 있어서 제주푸른호텔로 탈출합니다. 여기는 공항버스 정류장같고 좀 더 걸어가서 강정천에서 타야하지 않나 싶은데 확인은 안했습니다.
20.8km/h는 삼성액티브2시계의 오류 기록이고, 대략 5시간을 걷고 2만5천보 가량 됩니다.
월요일에 허탕친 하노이식당,  (원래 앉아서 먹을 생각도 없었지만) 점심시간이라서 자리가 없고 분짜를 포장했습니다. 사실 분짜는 처음 먹어본 것이지만, 잘 구워진 통통한 고기와 시원한 소스가 인상 깊었습니다.
금오름으로 이동한 후 내려와서 해가 지는 모습을 찍어 보았습니다. 유명한 곳이라서 그런지 평일 비수기인데도 출입로에 갓길 주차를 해 놓아서 편도가 되어버려 차가 많으면 후진해서 피해주느라 상당히 불편해 보였습니다. 입구에 주차 안내하는 분이 있어야 원활하지 않을까 싶네요.
7일째 아침 일찍 백약이 오름에 갔습니다. 오르는 계단은 잘 정비되어 있습니다. 다만, 주차 공간이 매우 협소하고 내리막 길이라서 귤 판매하는 차가 시야를 가려서 나중에 차 빼서 나갈 때 위험한 곳입니다.
둘레길이 고즈넉하고 꽤 긴 편인 백약이오름입니다. 걷기 싫다면 오르자마자 우회전말고 좌회전하시면 됩니다.
백약이오름에서 바라 본 남쪽 풍경입니다.
왼쪽이 백약이오름의 정상입니다. 내년까지 입산(?) 금지되어 올라가 볼 수는 없습니다.
내려오면서 뒤돌아 보고 찍은 백약이오름 오르는 길입니다.
비자림... 비자나무가 무엇인지 모르고 갔지만 천천히 산책하면 좋은 곳입니다. 하지만 다들 짝지어서 엄청 빠르게 걷고 지나가신다는 것... 관광의 목적이 한가롭게 즐기는 사람은 많지 않아 보입니다???  저는 무계획이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지만...
고운 모래를 특징으로 하는 김녕해수욕장입니다. 여기 주변에는 먹을 곳도 별로 없고 좀 삭막합니다. 야영장이 있는데 차가 들어가는 통로는 모두 막혀 있었습니다. 차박을 고려했지만 취소했지요.
야영장 쪽으로 걷다보면 풍력발전기도 보입니다.
제주 시내로 이동하면서 제주국립박물관에 들렀습니다. 도착하자마자 갔어도 좋았을 것 같네요. 제주도의 역사에 대해 빠르게 알 수 있어서 좋았고, 고산리유적지에서 발굴한 토기들도 다시 볼 수 있었습니다(아마 여기가 진본 토기). 화면처럼 바닥과 벽면에 투사하는 상영관에서 10여분짜리 영상 2개를 보고 나오면 좋습니다. 의자가 없어서 바닥에 앉아서 봐야 합니다. 서 있으면 다른 사람 시야도 방해할 뿐 아니라 어지러울 거예요.
8일째 되는 날, 오후1시40분에 퀸제누비아로 목포로 갈 예정이라서 오전에는 사라봉에 잠시 들렀습니다. 나무가 많아서 주변 시야가 썩 좋지는 않지만, 제주 시민들이 운동하러 많이 오는 곳입니다.
같은 시각 퀸메리호는 제주항으로 입항하고 있네요.
퀸제누비아는 퀸메리호와 달리 뒤쪽 갑판 전망이 좋습니다.

이상으로 계획 없이 갔던 7박8일 제주 여행을 마쳤습니다. 배타고 오가다보니 편도로 7~8시간씩 이동하는데 소비하고 실제로는 5박6일이라고 봐야겠지요. 날씨가 흐린 날이 많고 이전 주보다 추워지기도 하고 열악했지만 출장을 제외하고 혼자서 길게 여행 해본 것이 이번이 처음이라서 좋은 추억이 되었습니다. 

 

혼자라서 불편한 점(식당, 수다 떨지 못하는 것)도 있지만, 다른 사람 신경 안쓰고 나만의 속도로 여행할 수 있다는 점과 계획이 치밀하지 못해서 오락가락하거나 멍하니 있어도 뭐라 잔소리하는 사람이 없으니 맘 편한 여행이라고 봐야하겠습니다.   

 

비용 관련해서는,  

  • 숙박비 - 목포 2박은 미리 미리 퀸제누비아로 제주 가는 편을 예약하고 약간 빡세게 운전하면 없앨 수 있었고(서울에서 목포로 이동하여 자정에 탈 수 있는 퀸제누비아는 제주->목포로 가는 방향 퀸메리2, 퀸제누비아보다 훨씬 매진이 빨리 됩니다), 제주에서 7박하는 것은 더 저렴한 숙소(셰어하우스)를 고르거나 한 두 군데를 정해서 할인을 요청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합니다. 총 47만원 소요. 당초에는 캠핑을 며칠 섞을 예정이었는데, 차량이 진입하고 도킹텐트가 가능한 캠핑장은 (인터넷으로) 찾기 힘들었습니다. 
  • 배편 비용 - 퀸메리2와 퀸제누비아에 지불한 돈은 37만원입니다(다인침대, 트레일블레이저 선적).  
  • 주유/통행료 비용 - 제주도에서 계획이 치밀하지 못하여 제주 서귀포를 왔다갔다하느라 600km를 주행했고 서울<->목포까지 포함하면 약17만원가량 들었습니다. 
  • 기타 비용 - 십만원 내외... 뭘 먹고 다녔는지 궁금하네요??? 매운 것을 안먹고 고기를 생각하지 않다보니 갈 수 있는 식당이 제한적이었습니다. 함덕의 버거킹이 제일 맛집이라 두번 갔고? 서귀포의 하노이식당, 서귀포의 신선국수, 서귀포고기국수, 서귀포의 다정이네김밥과 제주시의 하나맘김밥(인테리어가 1980년대지만)은 다시 가보고 싶습니다. 서귀포의 다미안 빵집은 개인적으론 정통 소보루를 빼고 다른 빵들이 맛있었습니다. 
 

그리고, 제주도에 가면 WiFi를 무료로 사용할 기회가 있습니다만, 간단하게 나이 등의 설문 조사를 통과하면 작동합니다. 처음엔 세번째 방법인 카카오 인증을 해봤는데 응답이 없어서... 거의 사용은 막판에만 조금 했습니다. 아래와 같이 티맵과 카카오지도만 합쳐도 1GB가 넘게 사용했네요. 돌아다니면서 운전하고, 위치 찾고 맛집을 찾고 하는 작업이 생각보다 데이터를 많이 소비하는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WiFi가 제공되는 숙소에 있을 때 최대한 많이 조사해 놓고 다니는게 좋겠죠... 

결론적으로 이번 여행은 치밀한 계획이 없어서 아쉬운 부분이 없지 않았지만, 즉흥적인 결정으로 인해 갈 수 있는 의외의 장소나 가게가 있어서 결과적으로 나쁘지 않았습니다. 회사에 다니면서 계획형 인간으로 변해가긴 했지만 원래의 본능은 무계획을 원하기 때문에... 그래도 유명한 곳으로만 다녀서 자유여행 치고는 깊이는 좀 없었다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