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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고사포 야영장 캠핑, 채석강, 내장산 서래봉-불출봉-내장사 코스

고사포 야영장 

국립공원에서 운영하는 곳이라서 가격이 적당합니다. 요즘 4~6만원대가 기본인 곳이 많아서 솔로 캠핑은 부담이 되는 느낌입니다. 전날 예약한 후 전기요금 1박3천원씩 포함하여 2박에 36,000원 당일 오후 1시에 결제했습니다. 

 

나-37 사이트의 모습

 

평일이라서 이렇게 바다와 마주한 자리에만 텐트가 여유롭게 있었습니다. 차가 들어 갈 수 없어서 불편하지만 카트(수레)를 제공하고 있어서 다행입니다. 

 

각 사이트 마다 있는 테이블과 의자에서 바라 본 서해 바다

 

좌측 이동식 트레일러와 가족 단위 캠퍼 쪽에서 밤 10시까지 고성 방가하는 팀들이 있기는 했지만, 나름대로 조용한 편입니다. 밀물 시 파도 소리가 배경 음악처럼 나오고 반대편의 고속 국도에서 차 지나가는 소리도 들립니다. 새벽에 밀물 안내 방송도 나오고요. 하지만 민감한 사람 아니라면 큰 문제는 없는 편이었습니다. 

 

내장산 등산 후 1인용 코인(500원 2개 이상) 샤워실도 이용했는데 (이용객의 수준 문제로) 바닥 상태가 좀 애매했지만 열어 보고 나름대로 깨끗한 곳을 이용하면 되지 않을까 합니다. 

 

저녁이 되면 서쪽으로 해 지는 모습도 감상할 수 있습니다. 바다 방향이 서북쪽이라서 한쪽으로 치우쳐서 보입니다. 

 

해넘이 모습

 

채석강 

대학교 다닐 때 답사하러 왔었을 텐데 머리 속에는 아무런 기억이 없네요. 밀물과 썰물을 보고 가야 하는 지 몰랐는데, 가장 끝 부분에 위치한 해식 동굴 쪽은 접근이 불가능하였습니다. 선캄브리아 및 중생대의 지층 등이라고 하는데 지질학을 배운 지 오래라서 다 잊었고, 이렇게 다양한 지층이 바다에 침식하여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니 그냥 즐기면 되겠습니다. 

 

채석강 입구에서 해넘이를 구경하러 온 사람들(시간 맞춰 오신 듯)

 

채석강 입구 바닷가
다양한 지층이 쌓인 모습(아래 쪽은 아마 응회암?)

 

켜켜이 쌓인 지층

 

변화 무쌍한 절벽의 모습

 

해질 무렵 붉은 기운이 많이 도네요.

 

해식 동굴인데 물이 덜 빠져서 접근이 안됩니다(선 좌측은 접근 금지 구역으로 침범하면 바로 방송 나옵니다^^)

 

셀피도 한 장 남겨 봤습니다.

내장산, 단풍철이 막 지난 후 

단풍 시즌이 막 지난 후라서 초입에만 단풍이 조금 있었고, 교통 통제가 모두 해제되어 케이블카 앞 공터까지 차가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케이블카 지나서 서래봉으로 가는 우측 길로 접어들면 벽련암까지 가파른 오르막 차길을 오릅니다. 이 때 페이스를 잘 조절해야 하는데 빠르게 오르면 안됩니다. 힘을 아껴 두어야 서래봉과 불출봉에 오를 수 있으니까요. 

 

깜빡하고 그냥 왔는데 입산 예약제가 풀린 첫 날이라서 그냥 오를 수 있었습니다. 

 

벽련암부터는 지그재그로 오르는 길이 계속 나오다가 지겨워질 때 즈음 드디어 가파른 계단이 나타납니다. 다 올랐다 싶으면 갑자기 아래로 내려갑니다. 분명 아직 올라야 하는데 말이죠 ㅎㅎ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 보면 이윽고 서래봉에 도착합니다. 오전 11시55분에 출발 했는데 서래봉에 오르니 오후 1시15분이었습니다. 

 

서래봉에 오르다가 바라 본 내장호의 모습

 

서래봉에서 남서쪽 방향의 풍경

 

서래봉에서 내려다 본 벽련암과 내장사

 

정상에 써 있는 안내 플랭카드에는 거짓말이 적혀 있습니다??? "니가 온 길로 돌아가면 60분 걸리고 불출봉으로 돌아서 내려가면 70분 걸릴 것이다"라고요. 왜냐하면 불출봉에 정상에서 멈추지도 않고 바로 내려 갔는데도 90분이 넘게 걸렸기 때문입니다. 

 

어쨌든 서래봉을 출발하면 "너무 많이 내려오는 거 같다?"라는 느낌이 드는데 맞습니다. 많이 내려온 만큼 다시 엄청 올라가야 불출봉 정상에 도착하는데 생각보다 힘든 코스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얼마 전 월악산 신륵사 코스 보다는 당연히 쉽지만 자주 쉬면서 올라야 합니다. 

 

불출봉 정상을 지나서 곧바로 내려 오는데 서래봉 오를 때보다 계단이 더 많았습니다. 힘든 상태에서 내리막 계단은 참 무릎에 무리가 가게 되는데 산책로랑 만나는 곳(원적암)까지 내려 오니까 신발 끈 고쳐 매는데 다리가 후들거리더군요. 이 정도면 평소 등산을 하지 않고 걷기만 하는 (중년 이상의) 사람이라면 이 코스는 가지 않는 편이 낫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괜히 무릎 나가기 쉽습니다. 저는 등산용 스틱을 적극 사용하고 무릎 보호대까지 한 상태인데도 힘들었고 다음 날 알 배기고 손과 팔도 뻐근 하네요.  

 

구글이 합성해 준 서래봉에서 본 파노라마 전경(우측에 불출봉)

 

파노라마를 보니까 봉우리들이 내장산을 병풍처럼 둘러 싸고 있는 모습입니다. 

 

단풍 시즌에는 많이 복잡하다고 하지만, 무릎이 예전 같지 않아 등산이 쉽지 않은 어르신들이 와서 즐기기에 적당하게 (무장애) 산책길도 있고 케이블카도 다니고 괜찮은 곳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굳이 비교할 필요는 없지만, 계곡을 끼고 오르는 비선대 코스, 제대로 된 암릉을 느끼게 해주는 울산바위, 숨막히는 계단의 토왕성 폭포 전망대 등 (외)설악산보다 다양함은 좀 부족하지만 내장산도 나름의 매력이 있어 보이고, 서래봉이나 불출봉은 부분적으로 '악'산이라고 부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